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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평]월드컵 개막에 대한 문화연대 논평 : 자본과 미디어의 축제를 거부하자!
[논평]월드컵 개막에 대한 문화연대 논평 : 자본과 미디어의 축제를 거부하자!

4년전 우리에게 자부심을 주고 신명나는 축제를 선사했던 월드컵이 지금 ‘사회적 짜증’을 유발하고 있다. 언론은 자신의 본분을 망각했고 자본은 온갖 낯 뜨거운 상술을 선보이며 우리를 현혹하려 들고 있다. 이들이 합세해 이 사회를 월드컵으로 덮어버리는 상황에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4년전 시민축제의 진앙지였던 서울시청 앞 광장을 보라. 그 때의 자발적 참여는 간 곳 없고 자본의 기획 하에 가수가 동원되고 시민은 응원객으로 전락했다. 검은 양복의 용역 인력이 시민의 앉을 곳을 일일이 지정하고 화장실 출입마저 통제하는 서울광장의 모습은 소통과 통합의 해방구가 아닌 지시와 통제의 공간, 자본의 점령구로 바뀌었다. 4년 전 열린 공간, 축제의 공간이었다던 이곳은 닫힌 공간, 쇼프로의 공간이 되었고 ‘입장객’이 되어버린 시민은 펜스 안에서 ‘각’ 잡고 앉아 정해진 식순에 따라 박수치고 환호하며 월드컵을 ‘방청’하게 된 것이다.

자본은 가증스럽게도 ‘대한민국’과 ‘국민’을 들먹이며 태극기를 치켜들고는 우리에게 ‘애국’을, 그리고 응원을 강요한다. 이것을 시민의 응원이라 하겠는가! 우리들의 애국이라 하겠는가! 아니다. 바로 자본의 응원이고 자본의 애국이다. 특히 4년마다 찾아오는 ‘주기적’ 애국은 경계해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의 이윤창출을 위한 ‘소비자’가 되길 원하면서도 ‘국민’과 ‘민족’을 외쳐대는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염치없어 보인다.

자본과 함께 우리는 본분을 저버리고 돈벌이에 매진하는 언론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4년 전 3개 방송사 4개 채널은 시청률과 광고에 눈이 어두워 한국팀의 경기를 동시에 중계하는 만행을 저지른 바 있다. 올해 이들은 삼일절은 ‘축구절’로, 현충일은 ‘축구일’로 만들어 버리면서 사회의 온갖 주요 현안들에 대한 보도를 외면하고 있다. 열드컵 광기의 주역은 바로 이들이다.

이들 방송사는 지난번 WBC대회, 하인즈 워드, 미셸 위 관련 보도에 앞장서서 ‘오버’하는 솔선수범을 보이며 스포츠방송사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팀이 WBC 4강에 진출한 날 이들 방송사의 저녁뉴스가 보여준 행태는 차라리 절망적이다. 이번 독일월드컵을 앞두고도 스포츠부 기자들을 모두 독일로 보내고 타 부서 기자들을 동원해 국내 월드컵 보도를 담당케 하며 월드컵에 ‘올인’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그들의 책무를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아울러 이는 다른 스포츠를 무시하는, 그래서 스포츠의 양극화를 초래하는 매우 무책임한 처사이다. 신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문 역시 한미FTA협상의 시작 등 주요 사회현안보다는 축구에 압도적으로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최근 이들이 이러한 비판에 대응하는 방식은 참으로 저열하다. 언론이 사회의 주요 현안들을 오히려 덮어버리고 있다는 비난이 불거지자 이들은 재빨리 면피용 ‘장치’를 마련한다. 신문은 1면부터 축구기사를 싣고는 저 끝 사설 어디쯤에서 ‘너무 지나치다’며 훈계조의 한 마디를 배치한다. 방송사는 매일 저녁뉴스를 월드컵으로 도배해 버리고 끝날 때쯤 ‘너무 심하다’는 코너 하나를 끼워 넣는다. 마치 “우린 비판도 했다. 봤지?”하는 식이다. 아침부터 ‘죄’를 짓고는 자기 전 ‘죄 사함’를 구하는 간교함을 보이고 있다. 참으로 치졸한 자기합리화이면서도 간편한 면죄부다.

미디어란 전달을 위한 수단이다. 언론은 사회 구석구석의 소식을 전해야 한다. 월드컵 수익사업에만 몰두하면서 이 넓은 세상을 외면하고 있는 언론은 창피한 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응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는 과거 지금과 같은 거대한 스펙터클의 응원이 없었어도 정열적이면서도 간절하게 우리 선수들의 승리를 기원했다. 전파상 진열대의 작은 텔레비전을 보며 환호하며 손뼉을 쳐댔고 호프집과 다방에서 펄쩍펄쩍 뛰며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집에서 혼자 TV를 보면서도 우리는 함성을 질러댔고 그 함성소리로 온 동네가 하나가 되었다. 그때의 ‘응원빨’은 지금의 그것보다 결코 부족함이 없었다.

우리는 지금 별의별 이유 때문에 응원할 곳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찾아 헤매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응원에 왜 이리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삿대질이 난무하는지 말이다.

응원은 함께 하는 것이다. 같이 즐기는 것이다. 그것은 이기고 지는 것을 초월한다. 승리하면 기분이 조금 더 좋을 뿐이다. 그리고 애국도 맹목적이고 배타적인 애국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얼마 전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논란이 되었던 꽹과리 응원도 그런 맥락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대한민국은 세계를 상대로 상대방을 무찌르러 나간 것이 아니다. 축제에 동참하고 우리의 기량을 뽐내러 나간 것이다. 나만 잘되고 나만 부각되고자 하는 욕심이 지나치면 실수하기 마련이다.

지금의 월드컵은 더 이상 열린 시민축제도, 우리가 하나 되는 공간도 아니다. 호객꾼들만 넘쳐나는 ‘대목시장’으로 변해 버렸다. 순박한 사람들의 열정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채우려는 기업과 언론은 깊이 반성하고 자숙해야 한다. 그들에게 그 정도의 이성은 남아 있길 간절히 기원한다. 그들에게 그 정도의 용기가 있길 바란다. ‘대~한민국’이 ‘대한민국’보다 결코 더 중요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에는 ‘대~한민국’보다 중요한 일들이 많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06. 06. 09

(서울)문 화 연 대  (직인생략)

※ 담당 : 문화연대 체육문화위원회 김완 활동가 (02-773-7707, ssamwan@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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