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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한 것이 아닌 작은영화제를 꿈꿉니다"
"거창한 것이 아닌 작은영화제를 꿈꿉니다"

[인터뷰] 부안영화제 김화선 사무국장
                                                        강문영 기자

  ▲ 김화선 사무국장
'부안영화제' 사무국을 찾은 시간이 오후 3시경. 영사실도 커텐도 없는 사무실의 흰 벽을 스크린 삼아 몇몇이 모여 영화를 보고 있었다. 지난해 상영된 영화를 보고 있던 중이라고 한다. 신발을 벗고 바닥에 깔린 돗자리에 뻘줌히 서 있는 기자에게 앉으라며 수박을 건네던 사람들은 다시 영화를 보며 이런저런 평가를 한다. 그러다 올해 영화제 진행에 대한 얘기로 진지해진다. 조금 있으려니 "영화제 준비 잘 돼가?"라며 동네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들어선다. 이런저런 인사말이 오고가고 다시 영화에 대해, 그리고 동네문제에 대해 토론을 한다. 영화제를 10일 남짓 남긴 부안영화제 사무국의 분위기는 그러했다. 누가 집행부이고 누가 주민인지 모르는 이러한 정겨운 분위기속에서 지난해에 이어 2회 '부안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김화선 사무국장을 만나보았다.


영화제는 많다. 그럼에도 영상기반시설이 전혀 없는 부안에 영화제가 있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영화제 대부분이 시·도에서 이뤄지는 것과 달리 부안영화제는 군에서 개최되는, 전국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영화제다. 또한 다른 영화제와 달리 부안에 아무런 영상기반시설이 없음에도 열리는 영화제다. 그럼에도 부안에 영화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부안이 환경운동의 메카로 불림에도 '관'과의 대립관계에서 투쟁을 하다보니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언로가 없었다. 오히려 방송이나 언론 그리고 지역신문마저 반핵운동을 하는 주민들을 폭도로 몰고가는 등 피해를 많이 봤다. 결국 부안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통로의 구실로서 영상을 찍기 시작했고, 그것이 영화제를 개최하게된 기반이 되었다. 즉 부안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소통의 절실함이 부안영화제의 개최 이유중 가장 큰 이유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점을 부안영화제의 특징이자 타영화제와의 차별성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먼저 부안영화제는 영상기반시설이 전혀 없는 이 곳 부안이라는 작은 단위에서, 주민들에게 영상활동의 기회를 주고 있다. 미디어운동의 차원으로 보면 된다. 두 번째는 투쟁의 현장에서 생생한 목소리를 내보내고 변화를 담아낸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즉 영화제를 하는 것 자체가 화합과 상생의 새로운 부안을 만드는 과정이자 이를 보여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로 다른점은 부안영화제는 주민들이 영상을 활용해 그들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면서 부안의 운동 방향성을 모색해보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동시에 세계적인 운동 흐름과 타 지역과의 소통·연대의 장의 기능도 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1회 영화제 '생명문화를 보다'의 성과와 한계는?

성과라고 한다면 부안영화제 자체가 성과라고 생각된다. 즉 영상으로 투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 자체가 성과라고 생각한다.
한계라고 한다면 아직까지 반핵운동을 제외한 부안영화제가 제기한 새만금을 비롯한 환경문제에 있어서는 주민들의 공감대를 많이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의 경우는 부안영화제가 반핵투쟁연장선상에서 치러진 것이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을 확보한 것이다. 정작 이제 다른 환경문제를 제기하려고 하는데 아직 많은 공감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부안영화제는 거창한 영화제가 아니다.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 자신의 지역의 얘기를 하는 영화제다. 영화를 보고 있는 부안영화제 준비위원들과 주민들.

지난 1회 영화제는 퍼블릭 엑세스를 표방하는 부안영화제가 오히려 대중들과 괴리되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것은 현재도 계속 가지고 있는 고민이다. 지난 1회 영화제를 본 외지 사람들은 "부안영화제야말로 진정한 민중영화제이자 환경영화제"라며 좋은 평가를 한 반면, 부안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부안에서 영화제를 한 것은 좋으나, 영화가 너무 지루하다. 재미있는 것을 틀어라"라며 부정적인 평가들을 많이 했다. 그래서 한동안 ‘재미있는 다큐’가 있는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묻고 고민했었는데 그런 것은 없었다. 다큐는 아무리 재미있게 만들어도 ‘상업영화’를 따라갈 수가 없는 것이다. 상업영화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부안영화제는 '있는 사람들'의 영화제가 아니라, 민중영화제이자 운동지향적인 영화제다. 돈 있고 권력 있는 자들의 세상에서, 부안영화제는 철저하게 주류사회에서 소외된 민중의 편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부안영화제가 이 세상을 그나마 천억분의 일이라도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기대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계속적인 영상교육을 통해 주민들 스스로 영상을 만드는 등 지속적인 영상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면 주민들도 부안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나 역시 그러한 케이스 중 하나다.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반핵투쟁을 하면서 우리의 현실을 알리고자 영상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재미를 느껴 여기까지 왔다. 주민들도 재미를 가지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영상을 통해 다른 지역의 문제, 우리의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 믿고 있다.

영화제 주제가 1회에는 '생명문화를 보다'였는데 올해는 '여성과 환경 - 아줌마, 지구를 지켜라'다. 포커스를 '아줌마'로 맞춘 이유는?

포커스가 아줌마는 아니다. 여성이다. 반핵투쟁에서 목소리를 높였다면 이제 가정으로 돌아가서, 실천으로서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결국 환경을 지키는 것은 거시적인 담론이 아니라, 생활 속의 작은 실천이다. 이러한 고민들을 담아낸 것이 이번 영화제다.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생활 속의 실천을 아줌마, 혹은 여성만이 하는 것이라고 성역할 고정관념을 가질까봐 걱정된다. 영화제의 주제는 여성이지만 실천은 우리 모두의 몫임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프로그램 선정 기준과 방식은? 참여 작품에 대해 설명해 달라.

서울에 있는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와 노동영화제에 관련되어있는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한범승 프로그래머 등이 지원하고 참여했다. 꼭 환경문제와 관련한 영화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부안에는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쌀개방문제와 지역난개발문제 등 산적한 문제가 많다. 부안의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기준으로 선택하게 됐다.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첫째가 장소문제다. 말했다시피 부안에는 영화를 상영할만한 공간이 없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에서 했는데 좌석부터 영상시설을 모두 설치함에도 장비가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 그나마 영상을 틀 수 있는 예술회관을 사용할 수가 없어 안타까울뿐이다. 두 번째는 재정이다. 지난해에는 100% 후원으로 했다. 올해는 영진위에서 500만원을 지원받고 나머지는 후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영화제를 하기에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에 이어 예술회관 문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예술회관 문제와 관련, 향후 대책은?

한마디로 우리는 괘씸죄에 해당된 것이다. 군정과는 대치되는 새만금문제와 반핵문제를 영화로 상영한다는 것을 문제삼는 것이다. 그러나 부안은 영상테마파크를 만들고 사극 '충무공 이순신', '왕의 남자'등을 제작·지원하는 등 영상의 도시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군민들이 직접 영상을 만들어 개최하는 영화제에 대한 예산지원은 못해줄망정 (기대하지도 않지만) 예술회관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영화제가 끝나면 군의원들과 상의하고 예술회관운영조례 조항 개정운동과 함께 부안군수퇴진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번 영화제에 앞서 주민들에게 영상제작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먼저 기본적인 영상이론교육과 실기교육을 실시한 뒤 무슨 주제로 만들 것인가를 토론한다. 그런 뒤에 직접 찍고 만들고 편집했다. 개인적으로는 1회인 지난해보다 더 재미있었다. 아줌마들은 의사소통이 잘 된다. 아줌마들은 말씀을 많이 하고 솔직하고 의사표현을 잘 한다. 또한 이러한 소통이 바로 작품에 드러난다. 사회 전반의 문제를 주제로 토론한 것을 바로 영상에 반영한다는 것에 재미있고 즐거웠다. 열정과 의욕도 많고 오히려 하고 싶은 주제가 많았음에도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정말 놀랍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향후 부안영화제를 어떠한 영화제로 이끌고 싶은가? 지향점?

계속 '우리'의 얘기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개인적으로 부안영화제는 다른 영화제처럼 거창해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몇 천만원의 예산으로 우리의 얘기를 직접 만들고 제작하면서 민중영화제, 주민영화제로써의 작은 영화제를 지향한다. 여기에 더하여 전세계적 문제인 '세계화', '환경' 문제를 고민하는 등 다른 지역의 얘기를 듣고 같이 고민하는 '소통·연대의 장'인 영화제가 되었으면 한다.

인터뷰를 마친 김화선 사무국장은 주민들이 직접 만든 영화를 자랑스러워하며 '특별히' 기자에게 보여줬다. 어땠냐구? 궁금한 사람은 12일(금)부터 3박4일간 펼쳐지는 부안영화제에 휴식 삼아 다녀오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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